2008/12/23

송년회


급하게 일정잡아 12월22일에 대학 송년회, 다들 바빠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지만 지난 주에 내가 강제로 일정을 잡았다.

오랜 만에 보는 친구들과 할 수 있는 일은 술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얘기하는 것인데 누구와 같이하는 시간보다 좋다. 매출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사업부 인원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 없어도 된다.

장소를 삼성동으로 잡아서 정식 선배에게는 좀 미안했지만 집에 오는데 편했다. 나한테 나는 술 냄새로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과분한 느낌이 드는 택시를 타지 않아도 되고 익숙한 길을 걸어서 집에 왔다.
세기 말에 느끼는 불안함과 같이,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것에 대한 불안한 마음이 다시 찾아 왔다. 마침 오는 눈으로 쓸쓸하게 걸으면서 나도 모르게 빙그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흥얼거렸다.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하하, 왠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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