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24

CSI vs 국과수

화면에 출력된 한글 문장을 읽다가, 보이지 않는 사각 틀에 하나씩 박혀있는 한글이 정확하게 일 렬로 줄 서 있는 모습을 보면 아름답게 느껴진다.

업무를 하거나 TV를 볼 때 흔히 접하는 것이 영어의 약어들이다. 'CSI', 'FBI', 'PS팀' 과 'OFM'들, 이와 같은 약어는 관련된 TV 프로그램을 보았거나, 관련된 회사에 다니거나 어떤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OFM'의 경우 'Oracle Fusion Middleware'의 의미로 Oracle 사의 제품을 사용하거나 제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 만이 뜻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영어는 새로운 그룹을 만들기 위해 계속 그들만 알 수 있는 기호를 만들어 낸다. "이 암호를 이해하는 사람은 나와 같은 그룹이다. 같은 편이다." 라고 계속 상기 한다.

반면에 한글은 '국과수' 하면 허전한 느낌이 든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라고 해야 멋있게 느껴진다. 오히려 한글은 약어를 사용하면 경박하게 느껴진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해야 지적으로 느껴진다. 풀어쓰는 것이 아름답다. 한글은 모든 사람이 이해하도록 풀어쓰는 것을 지향하도록 한다.

영어는 개인을 중심으로 그룹짓기를 추구하고 한글을 전체를 포괄하려는 사해동포주의를 지향한다. 'CSI NY'을 보다가 느껴는 동서양의 차이다.

- 2008.01.24, jtl